외국에서는 디지털 노마드를 설명할 때 항상 함께 따라다니는 ‘뉴 리치(New rich)’라는 단어가 있다.

‘새로운 부’라고 번역하면 좋을 거 같다.

보통 영문 자료에서는 뉴 리치라는 말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같은 의미의 불어인 ‘누보 리쉬(Nouveau riche)’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니 알아두면 좋다.

뉴 리치는 철학에 가깝다

‘부’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자 생활 방식이다.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단 한 번도 뉴 리치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.

기존의 ‘부’는 평생을 일해서 모은 돈을 은퇴 후의 삶을 위해 유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.

특히 결혼 후 출산까지 하고 나면,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은퇴까지 달려가는 게 우리 부모 세대의 일반적인 삶이 아니던가.

뉴 리치는 이런 삶의 방식을 거부한다.

이 사람들에게 ‘부’란 평생을 알뜰살뜰하게 모아가며 모든 즐거움을 은퇴까지 미뤄뒀다가 은퇴 후에 그 돈을 조금씩 꺼내 가면서 사는 것이 아니다.

그들에게는 오늘이 중요하기에 주기적으로 일하는 시기와 미니 은퇴를 반복하며 행복을 뒤로 미루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.

뉴 리치는 돈을 모으기 위해 일상의 모든 즐거움을 포기하는 삶을 경멸하고 여유로운 삶을 지향한다.

다시 말해 뉴 리치는 ‘내가 가진 통장 잔액’이 아니라 삶의 여유를 갖고 ‘정신적으로 자유롭고 삶을 즐기고 있느냐’를 물어보는 것이다.

아버지 세대의 지인이 한 분 있다. 이분은 사업을 하고 있고, 돈도 꽤 많이 벌었다고 한다.

그런데 이분은 부인이랑 중식집에 가면 돈 아깝다고 탕수육을 시키지 말라고 하신단다.

돈도 많은 사람이 뭐 그렇겠냐며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위에 ‘돈’이 수단이 아니라 ‘목적’이 되어버린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날 수 있다.

 

분명히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.

그런데 돈을 모으는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의미는 사라져 버리고 행위만 남는다.

그러니 재산 축적에 반하는 행위는 다 못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.

슬프지 않은가? ‘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.’라는 문장에 반박할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.

그런데 그런 삶을 사는 사람 또한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

 

 

 

원문은 https://ppss.kr/archives/125036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.